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밴쿠버

밴쿠버에는 맛있는 고깃집이 없다.

학교 친구들이 맛있고 ‘싼’ 코리안 바비큐가 먹고 싶단다.  다운타운 쪽 식당에서 몇 번 먹어봤다고 하는데 너무 비싸서 양껏 먹어 본 적이 없다고 불평하더라.

사실 그렇다.

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국민 고기 삼겹살만 해도 밴쿠버에선 너무 비싸다.  평균 1인분에 $14~16 정도 하는 거 같은데 어디 1인분으로 배가 차야지.  아마 대부분 사람이 적어도 2인분, 잘 먹는 사람들은 3인분 이상씩도 먹는데 밴쿠버에서 이렇게 먹었다간 하루 먹고 한 달 굶어야 한다.

비싸면 그만큼 맛있거나 서비스가 좋거나 아니면 뭔가 푸짐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다.  밴쿠버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단 한 번도 만족스럽게 먹은 적이 없었던 거 같다.  맛이 없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.  다만 “여기 정말 괜찮은데?  다음에 또 와야지”라는 생각이 든 적이 없었다는 거다.  맛있게 먹고도 항상 드는 생각은 “조금 귀찮아도 집에서 구워 먹을 걸” 이였으니깐.

진짜 이 친구들을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고민이다.  더구나 작년 8월 이후로 고깃집에 간 적이 없어 요즘은 어디가 ‘그나마’ 맛있는지도 모른다.  그리 입맛이 까다로운 친구들은 아니지만 (한 녀석은 반찬으로 나오는 감자조림이 한국 음식 중 제일 맛있다고 한다) 제대로 된 ‘코리안 바비큐’를 맛보게 해주고 싶은데.

주변에 좀 물어보고 (대답은 뻔할 거 같지만) 없으면 그냥 마지막으로 갔던 곳에 갈까 생각 중이다.  솔직히 고기와 찌개는 별로였지만 내가 가본 곳 중에서 가장 푸짐하게 주는 편이였다.  삼겹살 2인분당 낙지도 한 마리도 주고 (정말 놀랐었다) 나중에 밥도 볶아 주니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