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밴쿠버

[현장 리포트]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일 분위기 1편

밴쿠버 시간으로 12일, 2010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 있었습니다. 티켓이 없어 BC Place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지만 일단 밴쿠버 다운타운으로 나가봤습니다.

오랜만에 Skytrain을 탔는데 몇 달 사이에 달리진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. 새롭게 설치한 푯말들과 여기저기 붙여놓은 올림픽 포스터들이 보였습니다. 다른 날과 달라보였습니다. 기분도 새롭구요.

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올림픽 기념품 파는 Gift Shop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. 마스코트 인형, 열쇠고리, 캐나다 국기, 단풍잎이 새겨진 장갑 등등. 하나쯤 기념으로 인형을 살까 했는데, 전 남자인지라 그 전에 사두었던 올림픽 기념 타올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.

Stadium역에 도착했을 때가 2시쯤 되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많은 봉사자들과 사람들로 붐볐습니다. 올림픽 티켓을 미쳐 구하지 못한 몇몇 사람들이 Skytrain 역 근처에서 ‘티켓 삽니다’ 푯말을 걸고 열심히 ‘ticket’을 외치고 있는 것도 보였습니다. 역에서 20분정도 떨어진 False Creek주변에서도 티켓을 구하는 사람을 볼 수 있었습니다.

BC Place는 Ice Hockey 경기장으로 유명하고, 지금은 없어진 밴쿠버 그리질리 팀이 있을 때 NBA경기를 했던 곳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. 60,000명이 들어가 관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.

개막식 3시간  전 BC Place은 미리 온 사람들로 붐볐습니다. 미리 와서 기다리는 사람들, 저처럼 그냥 구경 온 사람들, 사진 찍고 있는 사람들, 티켓을 구하려는 사람들,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보였습니다.

들어가기 전 입구 입니다. 보안검사하는 천막 몇십개를 줄지어 해놨더군요,

혹 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봐 보안 검사를 철저히 하더라구요. 남자 어른 손바닥보다 조금 큰 가방을 든 사람들은 express screening line으로 갈 수 있게 해놓고 그보다 큰 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은 screening line으로 가서 검사 받을 수 있게 해놨습니다. 아마 600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을 빠른 시간내에 보안 검사를 해야하는 걸 감안한게 아닌가 싶습니다. 몇몇 사람들마다 각자 나라를 응원하기 위해 국기모양을 얼굴에 그리고 특이한 모자를 쓰고 국기를 몸에 두르고 있었습니다.

저도 이 분위기를 탔던지 뒤늦게 티켓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 매표소를 방문해 봤지만 가장 싼 티켓이 무려 한 사람당 $750, 붙어있는 2좌석을 원하면 티켓 하나에 $1100이라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.

걸어서 약 15분 떨어진 Yaletown으로 가는 길에 BC Place 옆에 설치된 콘서트 장소를 지나게 됐는데, 옆에는 먹거리를 팔고 있었습니다. 어딜가나 잔치하는데 먹거리는 빠질 수 없는 거 같습니다. 거의 다 중국 음식 팔고 손님은 서양사람들이 더 많이 보이던데, 다들 먹을자리를 찾고 맛있게 먹더군요.

큰 콘서트 건물도 보이고 먹거리도 있고... 그런데 올림픽 기념으로 열린 건지 긴가민가 했습니다. 중국음식만 팔아서 저기 걸려있는 하얀 배너 아니였으면 구정 때문인지 올림픽 때문인지.. 모를 뻔 했습니다.

이 텐트 안에서 먹거리를 팔고 있었습니다. 텐트 뒤에 보이는 회색 건물이 개막식이 곧 열리는 BC Place입니다.

아래는 BC Place에서 Yaletown으로 가는 길에 물건너 볼 수 있는 올림픽 선수촌입니다. 각나라 선수들도 국기를 창 밖에 내걸어 자기나라를 응원하는 모습이 돋보입니다. 맨 왼쪽 건물은 캐나다 국기, 중간 건물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캥거루가 보이네요. 오른쪽은 프랑스국기가 보입니다. 건물이 작게 잡혀서 자세히 보이지가 않네요.

Yaletown으로 가는 길에 정말 놀라운 광경을 봤습니다. 밴쿠버에서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걸 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습니다. 큰 무리를 지어가는 사람들이 다 BC Place에 개막식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. 올림픽이 정말 축제 중 큰 축제라는 사실을 새삼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.

밴쿠버에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기 때문에 누가 관광객이고 누가 현지인인지 분간이 안가더군요. 아마 사람들 눈에는 두리번거리면 사진찍고 있는 제가 더 관광객처럼 보였을지도.. ^^

올림픽 스폰서 사람들이 각자 저렇게 푯말을 들고 무리를 이끌고 BC Place로 가고 있었습니다. 옷도 다 똑같이 입고 있어서 눈이 띄더군요. 직접 티켓을 구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겠지만,  기업이나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아 가는 사람들은 정말 부러웠습니다.

버스에 그려진 저 캐릭터들은 올림픽 마스코트 4개중에 하나인 털복숭이 빅풋(bigfoot) Quatchi 와 물개 Miga가 입니다. 요즘 큰 차량들을 보면 대부분 저런식으로 올림픽 큰 스티커가 저렇게 차에 붙어 있더라구요. 트럭이나 여행 관광버스 등등. 요즘 그런 차량들은 흔히 볼 수 있어 올림픽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주는 거 같습니다.

날도 춥고 비도 조금씩 내리기 시작해 집으로 돌아가 편하게 TV 앞에서 개막식을 시청할까 잠깐 고민하다 그래도 현장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 다시 Yaletown으로 향했습니다. 비는 추적추적 내려도 그 열기는 대단했습니다. 다들 비가 오는데도 1시간씩 줄서서 기다려 개막식을 스크린으로 같이 관람하고 (다행히 비가 나중에 그쳤습니다), 여러가지 ‘뽠따스띡’한 볼거리를 보고 즐겼던 거 같습니다. 더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이 열기가 서서히 더욱 고조 될 거 같습니다. ^^